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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여관
이병률 (지은이)
문학과지성사
2024년 6월
일반도서
´문학과지성 시인선´ 434권. 이병률 시집. 1995년 등단 이후 세 권의 시집을 통해 선보여 온 특유의 바닥없는 ´슬픔´과 깊고 조용한 ´응시´, 설명할 수는 없으나 생의 안팎에 새겨져 있는 특유의 ´절박함´이 여전한 이번 시집에서 이병률은 이러한 감정과 정서보다 더 근원적인 지점을 찾아 나선다.
자신, 어쩌면 당신의 마음속 깊이 숨겨진 어떤 ´현´ 하나를 슬쩍 건드리고 그 진동을 통해 돌연 드러나는 ´존재´를 고찰하는 일, 그 ´존재´에 필연적으로 내재된 처연(悽然)을 묻고 또 묻는 일로 시인의 행보는 정처가 없다. 그렇게 시인은 자신에게로 향한다. 혼자됨을 주저하지 않는 그다. 온전히 혼자가 되는 일은 자신을 확인하고 동시에 타인을 발견하게 되는 과정이기에.
타인에게서 오는 감정이란 지독한 그리움이고 슬픔이지만, 슬픔과 정면으로 마주하는 그 일이 곧 사람의 마음을 키우는 내면의 힘이 된다. 그러니까 이병률의 슬픔은, 힘이다. 불가능성 앞에서 그는 슬픔을 느끼지만, 그것을 쥐고, 그 힘으로 서 있는 사람이 되어간다.
그가 잠시 머무르는 곳 ´눈사람 여관´은 모두가 객체가 되는 공간이자 타인의 삶을 온몸으로 겪게 되는 슬픔의 처소이며 스스로 "세상의 나머지"가 되는 그곳이다. 이렇게 자기 자신으로 돌입하여 다다른 이병률의 시 세계는 격렬한 감정의 파고 없이도, 무표정한 은유와 담담한 서사만으로도 가닿는 곳, 그에게도 혹은 우리에게도 익숙하고도 낯선 마음의 풍경이다.
-출처 : 알라딘-